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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할머니를 통해서 본 아빠의 초년기 겁재격 사주사주 2021. 3. 28. 17:00반응형
요양병원에 오래 계시던 친할머니가 며칠 전 돌아가셔서 장례를 치렀다.
가족 구성원 모두가 체력적으로 많이 고생했고, 엄마는 잠도 잘 못 주무시고 신경을 소모하다 보니 발인하는 마지막 날 아프셨다.
나는 장지 알아보는 일과 영정 사진을 들고 가는 역할을 맡았는데 그 과정에서 많은 감정과 생각들이 들었다.
할머니는 천간의 신금이 세 개가 겹친 신축년 신묘월 신미일에 돌아가셨다.
아빠는 유(酉)월에 태어난 겁재격 경신(庚申) 일주로 신금(辛)이 겁재이다.
귀한 아들
예전부터 할머니는 엄마가 귀한 아들을 챙기지 못한다며 못마땅해하셨다. 결혼생활 내내 엄마를 괴롭히니 나쁘게만 생각했던 단어 '귀한 아들'.
귀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다고 '귀한 아들' 타령을 하며 누군가를 괴롭힌단 말인가? 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더 멀리/크게 볼 수 있게 된 지금 드는 생각은 조금 달라졌다.
평소에는 감정 표현을 잘하지 않는 아빠의 슬픔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내가 봐온 할머니라는 사람 말고,
아빠의 할머니는 어떤 존재였을까? 둘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했다.
할머니의 행동이 옳고 그름을 떠나서, 아빠는 말 그대로 남들보다 좀 더 귀하고 대단한 아들이었을 것이다. 할머니는 그 생각 속에서 평생을 사신 것이다.
대운으로 보는 과거의 심리
나는 아빠의 사주를 오늘까지 본 적이 없었는데 일부러 미뤘던 것도 있었다. 들여다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아빠는 과하게 신강한 사주를 가지고 있다. 신약하다고 능력치가 나쁘고, 신강하다고 능력치가 좋다고 이해하면 안 된다. 신강하다는 것은 자기 확신이 크다는 뜻이다.
대운의 흐름을 보면 3-12살 유년기에는 비견(庚申) 대운을 지나고 13-23살에는 인수(己未) 대운으로 학창 시절을 보냈다.
아빠는 어릴 때부터 어려운 환경에서 강한 투쟁심을 바탕으로 성취하는 기질을 타고났다. 경쟁 속에서 지지 않고 이겨내니 결국에는 위로 올라가는 스타일이었다.
물값 아끼느라 매일 공원에 걸어가서 세수를 하시고 오셨다는 할아버지, 당연히 집에서는 온수도 나오지 않았고 삼 형제는 어렸을 때부터 쌀을 배달했다.
이런 환경에서 공부하라고 부모님의 지지를 받을 수 있었던 건 아빠 스스로 쟁취한 관심이었다. 아빠는 전국 1등을 할 정도로 공부를 잘했지만, 옛날 얘기가 나오면 자기는 타고난 공부 머리가 아니라서 무식하게 공부했었다고 말하신다.
실제로도 아빠 사주를 보면 공부에 관련된 인수는 대운으로 들어온다. 천간에 인수 기토(己)가 하나 있긴 하지만 지지에는 일지 신금(辛) 자리에 지장간으로 있는 편인 하나가 전부이다. 학창 시절 공부를 한 건 타고난 기질의 결과라기 보다는, 대운으로 들어온 기회에서 노를 저은 것이다. 완벽히 노력으로 만든 공부 성적이다.
천간과 지지 동시에 들어와서 아빠를 생했을 인수를 보니 아빠의 슬픔이 어디서 오는지 보이는 것 같았다.
신강한 사람의 고집
나는 닮아서 이해한다. 고집이 센 사람은 결국 부러진다.
아무리 합리적인 기질을 가진 사람도 판단이 틀리고 부족할 때가 온다.
남의 의견을 잘 수용하는 기질을 가져서 자기의 주장을 상황에 맞게 조절할 수 있는 사람은 본인이 편하다.
이런 사람들은 융통이 잘 되는 사주를 갖고 있다. 비겁 → 식상 → 재성 → 관성 → 인성 → 비겁으로 돌아가는 사이클에 대부분 문제가 없다.
남이 보기에 무난하게 어려운 일 없이 살아간다.
과하게 확고한 사람은 그 반대이다. 그만큼의 부담과 책임을 가지고 사는 것이다. 이런 성향은 타고난 기질이라 스스로 알고 있어도 고치는 게 어렵다. 싸워나갈 것도 많으니 외롭다.
신강한 사주를 가지면 힘든 일을 겪어도 버틸 수 있는 강한 힘을 가진 사람이다. 하지만 그만큼 삶의 굴곡이 남들보다 크다. 안타깝지만 자신의 성격대로 살다 보니 만들어지는 굴곡이기도 하다.
아빠 모습 속 나의 모습
아빠는 성격이 꼼꼼하고 머리가 좋으셔서 허튼소리는 절대 안 하시고 일리가 있는 얘기를 하신다.
하지만 나도 일리가 있는 얘기를 한다. 그래서 우리 둘은 의견이 다르면 대화가 전혀 안된다. 평행선이 이어지는 대화를 하다 보면 답답해서 목소리가 올라간다.
아빠는 옛날 사람이다 보니 대화 스킬에 대한 감수성도 부족하다.
여동생도 고집이 센 건 닮았지만 부딪힐 것 같으면 대화를 회피하는 방법을 쓰는데, 나는 그런 요령이 잘 생기지 않아 부딪히는 편이다.
아빠도 그런 요령이 하나도 없다.
나는 속(성격)이 아빠를 많이 닮아서, 고치고 싶지만 못 고치는 내 모습이 아빠한테서 보이는 것이 싫었다.
하지만 이번에 상을 치르면서 아빠가 가진 기질 중 책임감에 대한 생각을 했다.
아빠가 대단하다고 느껴지는 만큼 나도 같은 기질을 가지고 있다. 싫은 점도 양날의 칼이다. 분명 그 정도로 심하게 고집스러운 성격이기 때문에 성취할 수 있었던 것들이 있었다.
할머니가 가시면서도 아빠가 너무 외롭지 않도록 메시지를 전해주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장사를 하면서 억세고 거친 할머니를 보면 다른 사람은 알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할머니는 아빠에게 인수의 역할에 전념하신 분이셨다.
아빠가 방치되지 않도록 내가 많이 챙겨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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